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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청춘으로 살아가자”…‘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

'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벽을 오른다…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한국의 직장인 100만 명이 선정한 ‘내 인생의 시’에 1위로 오른 도종환(사진) 시인의 ‘담쟁이’의 일부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로도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 도종환씨가 26일 DC코러스 문화원에서 열린 윤동주 문화제에 참석차 워싱턴을 찾았다. 이날 연단에 선 그는 “누구에게나 시련과 아픔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가다 보면 그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인생의 진리를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절망의 벽을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담쟁이에 비유한 것”이라며 “사소한 나무 한 그루에도 삶의 이치가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도씨 역시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 학창시절에는 어려웠던 가정 형편 때문에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한 끼 해결이 어려워 친구들이 한 움큼씩 쥐어다 주는 쌀로 연명하기 일쑤였다. 좋아하는 미술을 포기하고 돈이 가장 안 드는 곳을 각기 위해 사범대 국어교육학과를 택했던 그의 인생은 문학 동아리에 들어가게 문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러나 이 삶 역시 고난의 연속이었다. 1980년대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였던 ‘접시꽃 당신’은 2년 만에 2살 난 아들과 4개월 된 딸을 두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바치는 그의 가슴 절절한 고백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에 참여해 좌천, 해직, 투옥됐다가 10년 만에 복직해 교단에 섰지만 ‘자율신경실조증’이란 병에 걸려 산속에서 5년 여간 투병생활을 했던 그다. 도씨는 “참 여러 가지로 고난을 겪었지만 그런 피눈물을 흘린 뒤 쓴 시였기에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은 ‘선경후정’, 즉 정서적 접근으로 독자와 교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는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를 낭송했다. "울만은 이 시를 78세에 썼습니다. 이 내용처럼 영감의 안테나를 더 높이 세우고 희망의 전파를 끊임없이 잡는 한 여든의 노인도 청춘으로 죽을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잃고 상상력을 접을 때 우린 늙기 시작합니다. 아름답게 깨어있고 문학과 함께 청춘으로 삽시다." 이성은 기자 graceful@koreadaily.com

2010-06-28

"민족의 얼 이어나가자”…제9회 윤동주 문학제 성황

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워싱턴DC의 뜨거운 여름날 밤을 시원하게 적셨다. 26일 윤동주(1917∼1945)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윤동주 문학제가 DC코러스하우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문학제에는 100도를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명 이상의 워싱턴 문학인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윤동주 문학사상선양회 워싱턴 지회(회장 노세웅·이하 선양회)와 주미한국대사관 문화원(원장 남진수)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접시꽃 당신’으로 잘 알려진 도종환 시인과 브리검영대학 마크 피터슨 교수(한국학), 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 등이 특별 초청됐다. 또 사군자의 대가 남천 화백 전시회와 윤동주 시를 노래하는 밴드의 ‘눈오는 지도’, ‘별 헤는 밤’ 등의 공연이 마련됐다. 올해 윤동주상 해외동포문학상(수필)에는 김용미씨가 수상, 상패와 상금 1000달러, 남천화백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부채 등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 씨는 “외딴 섬같은 해외 동포들에게도 이런 상을 받게 해 준데 감사하다”며 “소소한 작은 글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말 한 마디에 힘을 얻고 글을 계속 쓸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 “단 한 명이라도 내 글을 읽는 분들이 있다면 계속 글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상을 위해 한국에서 방문한 박영우 계간지 ‘서시’ 발행인은 “윤동주 선양회가 미국에 12개 지부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다른 여러 나라에 계속 늘려갈 것”이라며 “시를 낭송하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민족의 얼을 이어나가는 상징적인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세익스피어나 톨스토이 등 세계적인 문인들처럼 윤동주의 문학을 세계 속에 알리는 데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시’, ‘자화상’, ‘십자가’, ‘참회록’ 등을 낭송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성은 기자 graceful@koreadaily.com

2010-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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